“문신을 새길 때는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취업 시기가 되니 후회가 되네요.”
광주 북구 ‘청소년 흉터·문신제거 사업’에 참여한 이모씨(20)는 경찰 공무원 면접 때 불이익을 받을까 봐 문신을 제거하기로 했다.
이씨는 손등 중앙에 새긴 포스트잇 크기의 레터링 문신을 가리키며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한 방황 때문에 문신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아버지와 단둘이 살던 이씨는 12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할아버지, 할머니와 살게 됐다. 이후 중·고등학생 때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세상을 떠나면서 홀로 남게 된 이씨는 비행 청소년들과 어울렸다.
이씨는 같은 무리의 친구들이 모두 문신을 하고 있어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 문신을 새기기로 결심했다. 이후 배달 아르바이트로 비용을 모은 이씨는 친구들의 소개로 저렴하게 문신을 새겼다. 처음에는 소속감이 생기고 우애가 깊어지는 것 같았지만, 고3이 되고 경찰공무원 준비를 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씨는 “경찰 준비를 하기 시작했는데 신체검사 때 문신이 있으면 불이익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걱정되기 시작했다”며 “마음잡고 공부를 하기로 했는데 문신 때문에 취업이 막히고 싶지 않아 사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참여자 신모씨(24·여)도 문신이 취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걱정에 문신제거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문신에 호기심을 가진 그는 SNS에서 ‘문신 모델이 필요해 무료로 문신을 새겨준다’는 글을 보고 모델이 됐고, 큰 고민 없이 문신을 새겼다.
신씨는 왼쪽·오른쪽 팔에 장미와 자연 문양, 레터링 문구를 새겼고, 처음에는 비용이 들지 않고 마음에 들어 만족감이 매우 높았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취업 시기가 다가오자 멋있어 보였던 문신은 새출발을 가로막는 족쇄나 다름 없었다. 신씨는 “주변에 문신한 친구들이 면접을 보러 갔는데 ‘문신 언제 한 거냐’, ‘우리 회사랑은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사무직을 희망하지만, 문신이 있으면 취업에 제약이 많을 것 같아 걱정이 돼 지우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문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많이 사라지고 있지만, 뒤늦게 후회하는 청년들도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아직까지 문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부정적인 만큼 진학·취업에 있어 큰 제약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북구의 경우 문신 제거 의료비용을 지원하는 ‘청소년 흉터·문신제거 사업’을 광주지역 최초로 시행하고 있다. 문신·흉터로 취업과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위기 청소년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대상은 북구에 주소지를 둔 만 9세에서 24세 이하 청소년으로 선발 우선순위는 경제적 어려움이다.
이후 면담을 통해 문신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과 문신 위치, 크기 등을 고려해 선발한다.
현재 북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는 5명의 청소년들이 문신 제거 지원을 받는 중이다.
청소년의 경우 주로 호기심이나 과시욕, 혹은 친구 관계에서의 소속감 등으로 문신을 새긴다. 하지만 이후 일상생활에서 편견 어린 시선을 받거나 취업 준비를 하며 심리적 위축, 불안감 등을 느끼는 경우도 상당하다.
뒤늦은 후회로 제거하려고 해도 10~15㎝ 크기의 문신은 2~3회에 걸쳐 200만 원 상당의 비용이 필요하다. 팔, 다리 등 전체를 덮는 문신은 1,000만 원 이상이 필요하며 색깔이 들어간 문신의 경우 제거과정은 더 복잡해진다. 청소년이나 20대 초반의 성인의 경우 혼자 지불하기에는 부담되는 금액이다.
광주 북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 황수주 센터장은 4일 “문신 제거 후 다시 문신을 할 수도 있어서 문신 제거에 대한 마음이 강한 친구들 위주로 선발한다”며 “사업 초기이니 보이는 곳에 적당한 크기의 문신을 한 청소년 위주로 선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신이 너무 큰 경우 비용과 기간에 대한 부담이 크고 제거과정이 고통스러워 사업 중간에 포기할 확률이 높다”며 “장기간 기간이 필요한 대상자의 경우 사업 확대 후 고려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