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소리 2024.05.10
“아이스크림은 왜 가지고 나왔어요?”, “친구들 줄려구요”.
무인 아이스크림점에서 아이스크림을 계산하지 않고 가지고 나왔던 초등학생이 한 말이다. 또 한 학생은 무인점포에서 오징어다리 상품을 보는 순간 그게 먹고 싶어서 그냥 가지고 나왔다고 한다. 나중에 업주가 도난당한 것을 알고 CCTV를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한 사례들이다.
학생의 부모들은 변상하기 위해 그 물품의 가격보다 휠씬 비싼 댓가를 치뤄야 했다.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점포가 사람이 없고 CCTV만 있기 때문에 유혹에 취약한 청소년들에게 심리적 부담을 줄여줘 충동적으로 쉽게 절도에 이르게 된다.
한 여고생은 유명 뷰티매장에서 만원도 안되는 화장품을 숨겨서 나오다가 적발됐다. 그 학생은 한참 멋을 부려야 할 시기에 또래 친구들이 쓰는 화장품을 사고 싶은데 그걸 엄마한테 사달라고 하면 잔소리를 들을까 봐 얘기를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학생은 정기적으로 별도의 용돈을 받고 있지 않았다. 어머니는 자녀가 필요하다는 물건은 바로바로 사주는데 뭐가 부족해서 이런 일을 벌였는지 알 수 없다고 답답해 하셨다.
중요한 것은 용돈을 받아 소비와 절제를 하는 것도 경험을 해나가야 하는데 스스로 용돈을 관리할 수 있는 그런 기회조차 없었던 것이다.
요즘 고물가로 청소년들도 힘든 상황이다. 친구들끼리 카페에서 같이 얘기를 나누고 싶지만 다 같이 음료수를 시킬 돈이 부족해 음료수 1잔만 시켰다. 청소년들이 먹고 싶고, 사고 싶은 것도 많은데 돈은 없고 부모님께 말하는 것도 어렵다. 필요한 돈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물건도 아닌데 명품 운동화를 자기 것처럼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려서 실제 물건은 보내지 않고 돈만 가로챘다.
한 청소년은 길거리에서 명품 지갑을 습득했는데 이걸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렸다가 이를 알아본 본 주인에 의해 신고된 경우도 있다.
가상 축구게임에서 승무패를 맞추는 가상스포츠게임, 2개 카드 숫자를 더한 후 값이 홀수이거나 짝수인 것을 맞추는 홀짝게임. 주변의 친구들이 하는 걸 보고, 무심결에 온 문자를 누르거나 인터넷을 하다가 온라인 바카라와 스포츠 도박광고를 보다 시작하게 된 불법도박. 청소년들은 도박을 범죄라 생각하기 보다는 하나의 게임처럼 생각한다.
처음에는 용돈으로 시작했다가 규모가 커져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절도나 사기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는 마약의 유혹에 빠져 처음에는 마약을 구매했다가 나중에는 마약 판매책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있다. 광주에서도 SNS를 통해 30분이면 마약을 구할수 있다고 한다.
청소년시기는 이성적인 행동과 사고가 발달하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뇌 발달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성인보다 호기심도 많아 더 자극을 추구하고 또래친구들의 영향을 많이 받아 유혹에 빠져들 위험성이 크다.
자신의 물건과 남의 물건을 구분할 줄 알고 정서와 행동을 잘 조절할 수 있는 능력,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힘인 자기통제력을 길러줘야 한다. 작은 습관부터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과정이 자신의 의지를 강화하고 유혹을 물리치는 힘을 갖게 한다.
가정에서의 조그만 생활습관을 하나하나 만들어주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유혹을 억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사회가 청소년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유해한 주변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청소년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유해한 온라인 환경과 청소년들이 유혹에 쉽게 빠지지 않도록 충분한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어른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