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밖 청소년의 증명사진 | | 입력시간 : 2016. 07.21. 00:00 |
지난 4월 말에 여권기간이 만료되어 여권 사진을 찍으러 센터 가까운 곳의 사진관을 갔었다. 마을교육공동체 행사에도 자주 참여하시는 분이어서 이왕이면 그 곳으로 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그 사진관에 들렸다. 북구청소년수련관에서 왔다고 하니 사진도 더 뽑아주시고, 볼품없는 인물을 포토샵으로 더 멋지게 만들어 주셨다. 하하하 그렇게 즐거운 인연이 시작됐다.
오는 8월 3일은 2016년도 제2회 초졸, 중졸, 고졸 검정고시 시험일이다. 지난 6월 13일부터 17일까지 검정고시 시험의 원서접수가 있었다. 이때에는 학교 밖 청소년들의 시험참가를 독려하기 위해 직원들이 바빠진다. 낮과 밤이 뒤바뀌어 잠을 자느라 센터 운영시간에는 전화를 받지 않는 친구들, 아르바이트 때문에 센터 이용도 어렵고 시험응시도 어렵다는 친구들, 자기가 왜 검정고시를 봐야 하는 지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친구들, 시험을 보지 않으려고 이런저런 이유를 대는 친구들이 부지기수이다. 이런 친구들을 위해 직원들의 갖은 구애작전이 이어진다. "오늘은 공부 안 해도 된다, 일단 나오기만 해라. 선생님이 재밌게 해주겠다. 선생님이 맛있는 것 사주겠다."라며 유도하지만 쉽지는 않다.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정의를 '학교 밖 청소년에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는 학교에 입학 후 3개월 이상 결석하거나 취학의무를 유예한 청소년, 제적ㆍ퇴학 처분을 받거나 자퇴한 청소년,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않은 청소년을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말하고 있다. 전국의 학교 밖 청소년 현황은 출산율의 저하로 인해 청소년 인구수가 급감함에 따라 점차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2015년도 교육통계연보를 기준으로 총 학생 수 6,088,827명 중 51,906명을 차지하고 있으며, 1% 정도의 청소년들이 매년 학교 밖으로 나오고 있다. 광주광역시의 경우 2015년도를 기준으로 총 학생 수 214,374명 중 1,437명의 학교 밖 청소년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5가지 유형으로 구분되어 지는데 그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학업형(검정고시 준비, 대학입시 준비, 복교 등)이며, 무업형(특정목표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경우), 직업형(직업기술을 배우거나 아르바이트 등을 하는 경우), 비행형(가출하거나 보호시설, 사법기관의 감독을 받는 경우), 은둔형(사회적 관계를 맺지 않고 집에서 나오지 않는 경우)등으로 구분되어 진다.
이렇게 학교 밖 청소년들의 유형은 다양하다. 이렇게 검정고시라도 보려고 하는 친구들은 그나마 건강한 친구들이다. 그래서 우리 센터에서는 학교 밖 청소년들의 검정고시 응시 편의를 위해 응시원서 접수를 대행해주고 있다. 응시원서에는 증명사진 2장이 필요하다. 증명사진 촬영비를 내기도 어려운 학교 밖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원서접수를 준비하는 과정에 증명사진 비용이 저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지난번에 들렀던 사진관에 가서 사정 얘기를 드렸다. 그랬더니 흔쾌히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해 대폭 할인과 정말 어려운 친구들은 무료로 촬영해 주시겠단다.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사진은 자신의 신분을 증명하기 위해 '청소년증'과 주민등록증 발급과 검정고시 원서, 아르바이트와 취업을 위한 이력서, 원동기 면허증, 각종 자격증 등에 두루 쓰이고 있다. 실제 우리 센터에 오고 싶어도 교통비가 없어서 주저하는 친구들도 있다. 이렇게 센터를 이용하는 대다수의 생활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에게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분들은 만나면 아직도 우리 세상은 따뜻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함께 해 준 분들이 계시기에 힘이 나고 더 즐겁게 학교 밖 청소년들과 생활을 하고 있다. 작년 6월에 개소한 이래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북구 관내 교회에서 거금의 장학금을 쾌척해 주셨고, 검정고시 인터넷 강의와 교재 지원, 스포츠 용품, 콘서트 티켓, 연극 티켓 등을 많은 분들이 후원해 주셔서 학교 밖 청소년들의 성장에 많은 도움을 주셨다. 아울러 검정고시 학습 지원과 각종 활동 관련하여 많은 멘토분들이 도와주시고 계신 데 대해 이 기회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우리 센터에서는 지난 4월의 검정고시에 65명이 응시해 과목 전체 합격자가 초졸에 6명, 중졸에 26명, 고졸에 19명을 비롯해 총 51명이 합격해 78%의 합격률을 보였다. 지금 우리 친구들이 더운 여름에도 센터에 나와 구슬땀을 흘리며 8월 검정고시 시험 준비에 여념이 없다. 우리 학교 밖 청소년들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열심히 노력하여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같이 응원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황수주 광주 북구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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